[도서서평]생각의 탄생, 그 비밀을 찾아

춤추는거미 | 2010.07.01 22:13 | 조회 7171

생각의 탄생, 그 비밀을 찾아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랫동안 책을 보던 사람이든, 갑작스레 마음이 동해 책을 찾은 사람이든 ‘요즘은 어떤 책이 뜨고 있지?’궁금하기 마련이다. 한 달만 페이스를 놓쳐도 신간들이 등장하고, 있던 책이 순위 밖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 묵직해 보이는 겉모습만큼이나 당당하게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생각의 탄생’이 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 직원들에게 탐독하도록 한 책이자 삼성경제연구소 CEO 추천도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추천도서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하는 호기심을 부추긴다.



창의적 상상력이 경쟁력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에 열린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21세기는 새로운 창의적 상상력을 요구한다."며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저서 <생각의 탄생>을 읽고 있던 터라 저자특강은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저자들이 책을 통해 전달하려 했던 ‘무엇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어떤 영감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특강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생각의 탄생>은 이미 2007년 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으며, 특히 창조적 상상력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 수학자, 예술가, 정치가들이 어떻게 그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들은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400여 페이지를 할애하여 보여주고 있다. 상상력과 관련된 최고의 ‘명언록’이자 ‘백과사전’이다.



13가지 생각도구의 발견

같은 재료가 있더라도 요리에 도통한 사람은 확실히 맛있게 음식을 만든다. 이것은 무엇의 차이인가? 무엇을 요리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창조적 사고를 가능하도록 하는 13가지 생각도구(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를 제시한다. 소위 역사 속에서 가장 창조적인 사람들은 실재와 환상을 결합하기 위해 이러한 도구들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춤추는 사람들에게는 ‘몸으로 생각하기’부분이 가장 인상적일 것이다. 춤에 몰입하며 무아지경에 이르렀을 때, 무용수의 생각은 온 감각과 근육, 힘줄과 피부를 타고 뿜어져 관객에게 느껴진다. 최고의 의사표현 수단인 언어가 발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수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의 덩어리가 솟아오름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감정이입’도 ‘몸으로 생각하는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 자기 자신을 잊는다고 말한다. 무용가들에게 이러한 경험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 ‘나’를 잊고 무대 위에서‘무엇’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생각은 주의에서 시작한다. 비틀어보고, 생략해보고, 집중해보고 연결지으며 탄생한다. 생각도구는 어떤 것도 다른 것들과 따로 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다. 가장 마지막 도구이자 최상위의 도구로 여겨지는‘통합’은 12가지 생각도구들의 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대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항상 통합적이며 많은 경험의 방식들을 결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통합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며, 기억, 지식, 상상, 느낌 등 모든 것들이 따로따로가 아닌 전체로, 그리고 몸을 통해서 이해되는 것이다.



전문적인 바보 VS 통합적인 전인



필자들은 생각도구들을 열거하는 것만으로 논의를 끝내지 않는다. 과연 이 도구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탄생하는가? 이것이 독자들에게 가장 궁금한 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해답으로 ‘교육’을 제시한다.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는 ‘전인교육’의 개념이 여기에서는 조금 색다르게 다가온다.

‘전인’이란 박식함과 상상력을 동시에 지닌, 또한 경험을 변형할 줄 알고 지식을 통합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교육은 이러한 전인을 만드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고, 더욱 쉽게 말하자면 모든 학생들이 화가이자 과학자로서, 음악가이자 수학자로서, 무용수와 공학자로서 사고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저자는 편협한 전문가이기 보다는 종합적인 전인이 되기를 요구한다.         

그동안의 교육이 진정한 만능엔터테이너, 재주꾼, 척척박사 등을 길러냈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책에 열광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창의성, 인성교육의 아이디어들이 실제 교육의 면면 속에 드러난다면 단지 책 속에 기술되어 있는 위인들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경우의 수로 볼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글_아레테 ds@dancingspider.co.kr
사진_네이버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27개(5/7페이지)
문화클릭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 [도서서평]생각의 탄생, 그 비밀을 찾아 사진 춤추는거미 7171 2010.07.01 22:13
46 [도서서평]생의 마지막, 후회 없이 떠날 수 있을까? 사진 춤추는거미 6937 2010.04.14 21:46
45 [클래식 엿듣기 10] 성탄절, 차이코프스키로부터 사진 춤추는거미 6923 2010.01.07 20:58
44 [클래식 엿듣기 9] 스트라빈스키의 <병사 이야기> 사진 춤추는거미 7927 2009.12.06 23:21
43 뮤지컬 <삼총사>, 우리는 하나! 사진 춤추는거미 6376 2009.11.18 21:52
42 [클래식 엿듣기 8] 꿈을 만지는 소리, 드뷔시 사진 춤추는거미 7635 2009.11.05 20:53
41 [클래식 엿듣기 7] 세련된 전통주의자, 모리스 라벨 사진 춤추는거미 7200 2009.10.05 17:05
40 [클래식 엿듣기 6] 미셸 르그랑과 영화 음악 사진 춤추는거미 7484 2009.09.05 18:04
39 [클래식 엿듣기 5] 소박한 음유 시인 ‘페데리코 몸포우’ 사진 춤추는거미 7151 2009.08.08 20:44
38 [도서서평]연애소설 읽는 노인 사진 춤추는거미 6872 2009.07.29 16:22
37 [클래식 엿듣기 4] 자신을 위로하는 작곡가, 토루 타케미츠 사진 춤추는거미 9282 2009.07.08 19:55
36 [클래식 엿듣기 3]쇤베르크의 낭만, 정화된 밤 사진 춤추는거미 8165 2009.06.18 01:59
35 [클래식 엿듣기 2] 은밀한 사냥꾼, 야나첵 사진 춤추는거미 6097 2009.05.09 14:16
34 [클래식 엿듣기 1] 말러의 죽음과 부활 사진 춤추는거미 6825 2009.04.10 02:25
33 [영화평 10] <체인질링> 나는 고발한다. 후안무치한 공권력을! 사진 춤추는거미 6619 2009.03.13 01:18
32 [Jazz 2] 진정한 재즈 작곡가, 제리 롤 모튼 사진 첨부파일 춤추는거미 8027 2009.02.07 17:12
31 [영화평 9] <이스턴 프라미스> 니콜라이, 암흑의 핵심으로 사진 춤추는거미 7792 2009.01.17 19:23
30 [Jazz 1] 재즈 음악, 그 험난한 출발 사진 춤추는거미 6861 2009.01.12 11:11
29 [영화평 8] <굿' 바이(Good & Bye)> 인생이라는 이름의 악기 사진 춤추는거미 6770 2008.12.12 02:33
28 [영화평 7] <멋진 하루> 멋진 하루 혹은 후진 하루 사진 춤추는거미 8276 2008.11.03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