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마징가 4> 아름다운 디카 세상

춤추는거미 | 2007.02.20 22:25 | 조회 5982

아름다운 디카 세상


<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라는 독립영화가 있다. 영국 출신의 감독이 인도 캘커타 홍등가의 성매매 여성의 자녀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는 내용의 다큐형식 영화다. 사창가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다른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영화감독은 일회용 카메라를 나눠주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 나누면서 그들에게 희망을 준다.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려 하지만 대부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다시 홍등가로 돌아가고 만다. 그것이 다큐영화의 사실성이자 여운이다. 그러나 사진기를 들고 밝은 웃음으로 사창가를 뛰어다니던 아이들을 잊을 수 없다. 웃고 울게 할 수 있는 사진의 힘, 공유할 수 있는 사진의 포용성에 현대인들은 사진에 열광하는 듯하다.
1839년, 사진기의 등장으로 미술계는 급격한 변화의 물결에 들어섰다. 하나뿐인 그림, 실물과 같은 그림이 더 이상의 가치가 없어졌고, 대량 생산과 복제는 예술계 전반에 큰 화두를 던졌다. 사진이 예술이냐 기술이냐의 문제로 도장 찍히지 않은 송아지처럼 정체성에 대한 오랜 고민을 하는 동안 기존 미술계는 급격히 변화하였다. 이러한 현대미술의 급격한 변화(피카소, 잭슨 폴록, 뒤샹, 등의 작품)는 사진기의 등장 및 보급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다. 사진기는 디지털 카메라(일명 똑딱이)의 대중화와 개인 홈페이지의 활성화로 젊은이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최근에는 DSLR 카메라(일명 주둥이 나온 카메라)의 대중화로 많은 아마추어 작가인 사진의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바야흐로 사진의 전성기이다. 예술분야 베스트셀러 10권 중에 6권이 사진에 대한 책이다. 프로와 아마추어로 양분하기에는 일반인들의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사진에 대한 책 역시 다양한 수준에 맞춰 출판되었다. 먼저 여행 및 프로 같은 아마추어들의 사진 에세이가 있다. 전문가가 일반인을 위해 저술한 책, 전문가가 프로 초년생을 위한 책, 전문가가 전문가를 위한 책으로 나눌 수 있다. 필자가 소개할 책은 전문가가 일반인을 위해 저술한 책, <아름다운 디카 세상>을 소개한다.

저자 윤광준은 2002년 출판된 <잘 찍은 사진 한 장>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책은 디카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책으로, 지금 읽는다면 새삼 [한글 2002]를 이제야 공부하는 격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이후 2004년, 후속책으로 출간된 것이 <아름다운 디카 세상>이다. 디카 구매에서부터 사진출력까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전문가로서 디카의 다양한 활용도 및 찍는 방법을 알려주는 ‘디카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
대부분 아마추어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프로처럼 사진을 찍기 원한다. 어떤 기능이 있고, 어떤 구도를 잡을지 고민하는 많은 대중에게 저자는 말한다. 자동 기능으로 손쉽게 찍고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것이 우선이라고. 또한 사진기의 가격이나 성능보다는 사람의 시각과 마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상기시키며, 사진은 즐겁게 찍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사진의 예술성이나 전문성에 대한 진부한 열변이 없다. 그래서 실용적으로 더 와 닿는 부분이 있다. 전문가의 명쾌한 답변은 아마추어의 막막함에 힘을 준다.
이와 같은 책보다 더 가벼운 책을 원한다면 <찰나의 외면>과 <두나's 런던놀이> 같은 책이 있다. 개그맨 이병진이 쓴 <찰나의 외면>은 그의 특유의 느릿한 행동과 어눌한 어투가 배어 있는 안정된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짧게 쓰인 메모 형식의 글에서 그의 재치와 독특한 시각을 선보이며 가벼운 웃음을 준다. <두나's 런던놀이>는 배두나의 런던 여행 에세이로 많은 여성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책이다. 사진 자체보다는 여배우의 삶과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이 가능한 책이다.
좀 더 깊이 있는 책을 원한다면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와 진동선의 <한 장의 사진미학>을 추천한다. 필립 퍼키스는 40년간 사진을 교육자로서 그의 생각을 정리했다. 사진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단답형 서술을 하듯 짧고 명료하게 글을 썼다. 그러나 내용이 가볍거나 쉽지는 않다. 책을 읽으면서 반드시 부록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사진 평론가 진동선의 <한 장의 사진미학>은 사진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소견을 쓴 책이다. 사진 이론 혹은 개념을 설명하고, 사진 작품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사진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 감상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꿈꾸는 카메라>의 홍등가 아이들처럼 사진으로 인해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선 사진을 즐겁게 찍자. 자신의 사진을 돌아볼 여유가 있을 때, 타인이 찍은 사진이 궁금할 때 필자가 추천해준 책들을 뒤적여 봐도 늦진 않을 것이다.

글_ 마징가 ds@dancingspider.co.kr 사진_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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