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을 다시 읽게 만든 <바디 리믹스>

춤추는거미 | 2006.07.07 22:25 | 조회 6957

우리 몸을 다시 읽게 만든 <바디 리믹스>


흔히 음악 편집에나 쓰이는 리믹스 작업을 몸에 빗대어 표현 한 <바디 리믹스>. 토슈즈와 의족에 의지한 10명의 무용수가 만들어 낸 몸은 변형의 재해석이란 충동과 부딪히고, 그 순간순간은 관객의 기립박수와 환호마저 부족한 것이 되게 만든다. 그리고 풍족한 신비로움을 남기고, 또 다른 몸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게 하는 도전을 불러일으킨다.

너무나 일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은 우리 몸에 대한 지극히 평범한 신경을 자극하게 만든 ‘마리 쉬나르’의 <바디 리믹스>가 지난 23, 24일 LG 아트센터에서 선보였다.
피아노 건반 소리에 한 손, 한 발에만 토슈즈를 끼고 또는 각 부위별 의족에 의존한 무용수들이 불편해 보이는 동작으로 장애를 가진 신체를 표현한다. 또 한 쪽 다리를 묶어 2인 일체가 된 두 무용수는 한 사람의 몸으로 제 기능을 하며 어색하지만 섬세한 몸놀림을 선보인다. 시선을 분산되지 않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과감한 연출이 돋보인다. 무대 의상이라 하면 고가의 화려함이 떠오를 법한데 <바디 리믹스>의 무용수들이 몸에 걸쳐 있는 것이라고는 거의 없을 정도의 맨 몸이다. 그래서 움직임의 선과 형태가 더욱 선명하다.
무겁고 위축되는 음악이 흐르고 의족기에 의지한 불구의 모습을 나타내는 무용수가 있다. 절뚝거리는 다리를 힘겹게 끌고, 그 옆을 멀쩡히 걸어 다니면서 주시하는 다른 무용수가 보는 자신이 힘겨운지 불구의 무용수를 움직이지 못하게 자꾸 끓어다 놓는다. 이는 무대 위 흥분과 낯설음의 광경에 혼란스러운 관객의 입장과 같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 무용수가 자신을 앉아서 따라오는 두 무용수를 줄로 조절해가며 이끈다. 누군가에 이끌려 움직이고 조정당하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공중에 매달린 무용수를 여러 명이 돌아가며 앉아, 손을 벌려 발을 잡고 이동 시키고, 더 넓게 앉아 그 범위를 넓힌다. 이런 장면은 안무가의 의도에서 우리 몸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법 중에 표현 말고도 몸이 느끼는 발상까지 염두 해둔 것으로 보인다. 또 6명의 무용수가 손과 발에 토슈즈를 신고, 엉금엉금 걸어 다니고, 손, 가슴, 머리, 입에 의족과 쇠막대를 고정시킨 무용수는 극적인 몸의 한계를 보여준다. 몸은 또 도구로 쓰인다. 악보 모양의 바에 무용수가 몸을 걸치고, 악보처럼 피아노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옷걸이에 걸쳐서 입에 문 쇠막대로 친다.

무대 위 무용수들의 동작에서 나오는 호흡을 마이크 앞에서 한 무용수가 자신의 한쪽 다리를 접어 발목을 잡고, 밀고 당기며 강도를 조절해 호흡을 하며 대신 전한다. 또 한쪽 발에만 토슈즈 신은 무용수가 그 발로 이동하고 업 할 때마다 다른 무용수가 마이크를 들고 따라다니며 주시해 아픔의 고통을 느끼듯 신음한다. 그리고 각 의족들과 한 여자가 공중에 매달려 올라가며 퇴장하고 기립 박수가 이어진다.
<바디 리믹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무색함과 동시에 신체의 아름다움, 신비감을 모든 동작이 수학 공식 같고 과학적인 매력으로 전달했다. 작품을 이끌어 간 의족과 제 기능에서 벗어난 토슈즈의 역할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기존의 성격에서 벗어나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작품 스토리에만 초점을 맞춰왔던 기존의 틀을 벗고, 몸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독보여 우리 몸을 더 사랑하게 만든 자극제로서 다음의 마리 쉬나르의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글_ 인턴기자 루즈 ds@dancingspider.co.kr 사진_ LG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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