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성남국제무용제 - 탄천 24시

춤추는거미 | 2006.09.17 19:28 | 조회 5723

 제1회 성남국제무용제- 탄천 24시


<환경과 춤>
수확의 계절이며, 가을의 문턱인 9월 “제1회 성남국제무용제”가 시작되었다. 9월 5~ 10일까지 연이어 열린 이번 축제는 <환경과 춤>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환경과 더불어 즐기는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때문에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의 실내공연은 물론 중앙공원, 율동공원 등 탄천일대를 중심으로 야외공연도 이루어졌다. 9월 7일 오페라하우스에서 박상원의 사회로 “디딤무용단”, “국립발레단”, 일본단체 “니브롤(Nibroll)"과 러시아의 “보리스에이프만(Boris Eifman) 발레단”의 개막공연이 이루어졌고, 축제의 힘찬 출발을 예고했다.
<탄천 24시>
이번 무용제는 페스티발의 한 형태로 무용애호가뿐 아니라 일반시민들에게 춤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며, 함께 즐기고자 하는데 특별함이 있다.
9월 9일 새벽부터 자정까지 이루어진 <탄천 24시>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중앙공원” 및 탄천일대의 산책로를 중심으로 무대가 시민을 찾아가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밀물현대무용단”, “서울댄스앙상블”, “댄스씨어터까두”의 공연이 각각 새벽 6시, 정오 12시, 자정 12시라는 낯선 시간에 준비되었다. 이는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공연문화가 자리 잡고자 하는 주최 측의 계산된 전략이었으리라. 하지만, 이것 말고도 시간의 효과는 야외공연에 있어 무대사정에 큰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공연작품의 특색을 결정짓기도 한다. 때문에 <탄천 24시>는 꾸준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시민들과 함께하는 공연인 동시에 이색적인 공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하다.
<정오의 탄천, 자정의 탄천>
정오와 자정이라는 시간이 주는 의미가 저마다 틀리겠지만, 대조적인 시간임엔 틀림이 없다. 정오가 이성적 시간이라면, 자정은 감성적 시간일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중심으로 두 개의 공연이 이루어졌다.
9월 9일 정오, 중앙공원 내 작은 시냇가에서 <탄천 24시 Ⅲ- 서울댄스앙상블의 “오아시스”>가 시작됐다. 며칠 전에 비해 뚝 떨어진 기온과 흐린 날씨 끝에 내린 약한 빗줄기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예상보다 작은 관객들을 대상으로 공연은 예정대로 시작되었다. 냇가를 중심으로 선대칭을 이룬 두 개의 그룹은 적절한 변형을 이루며 호흡을 맞춰갔다. 또한 “환경과 춤”이라는 이번 무용제의 주제는 공연이 시작됨과 동시에 두드러졌다. 거울을 들고 화장을 하는 모습이나, 휴지를 날리는 모습, 눈스프레이를 뿌려대는 모습에서 인간의 이기주의 속에 가물어가는 자연이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바뀐 음악과 함께 흰 천을 든 무용수들이 황폐한 자연을 아쉬워하며, 넋을 되살리고자하는 듯 하늘을 향해 천을 올리고 내리는 등 차분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결국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던 무용수들이 냇가 가운데에 놓인 돌다리 위에서 만나 화합을 이루면서, 작품은 조용하게 끝을 맺는다.
기본적으로 야외공연은 테크닉적인 움직임이나, 세밀한 감정묘사가 이뤄지기 힘들다. 또한 이번 공연은 정오라는 시간에 이루어짐으로 무용공연에 동반되는 부수적 요소들의 효과조차 제약이 따랐고 때문에 무용공연이라기 보다는 해프닝. 이벤트적 요소가 가미된 포퍼먼스의 느낌이 두드러졌다. 자정의 공연은 정오의 공연보다는 좀 유리한 조건이었다.어두움은 사람들에게 집중도를 높이며, 조명을 사용한 공간적 특성 또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자정, 수내역 부근 백궁교 아래서 <탄천 24시 Ⅳ- 댄스씨어터까두의 “물고기하늘”>이 시작됐다. 미니멀리즘적 요소가 강하게 느껴지는 음악과 함께 기하학적 문양의 영상이 백궁교 다리 밑 천장에 비춰졌다. 그리고 탄천 중간 작은 지대에 선 남성 무용수가 뒷모습이 뚫린 낚시꾼의 복장을 한 채 낚시 채를 휘두르며, 다리 밑 무용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거친 바닥과 협소한 무대라는 열악한 조건 속이었지만, 무용수들은 열심히 움직였다. 그들의 몸짓이 조명과 음악 그리고 영상과 어우러지면서 네온사인 속의 화려한 도시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다소 냉소적이며, 비판적 혹은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강한 움직임과 관객에게 달려들 듯 한 눈빛, 무대라는 범위 속을 혼란스럽게 뛰어다니는 무용수들의 모습에서 도시 속 인간의 공허함을 보는 듯도 했다.
거리의 무료공연은 바쁜 생활 속의 찌든 시민들에게 활력이 될 수 있으며, 미래 문화예술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예술도시로 인정받는 유럽의 많은 도시 역시 많은 거리문화를 통합, 세계적인 페스티발로 이어나가고 있다. 물과 도시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춘 성남이 이러한 사례를 발판삼아 문화예술의 저변확대 및 공연문화 도시라는 매력적인 닉네임을 고수할 수 있길 기대한다.

글_ 랄랄라 ds@dancingspider.co.kr 사진_ 랄랄라, 인턴기자 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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