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회 서울무용제 개막공연

춤추는거미 | 2006.09.24 16:46 | 조회 7676

제 27회 서울무용제 개막공연

제 27회 서울무용제가 9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개막공연은 ‘Old&New Generations’라는 주제로 15일과 16일 양일간 원로와 신예 춤꾼들이 나누어 각자의 색을 펼친다. 발레에서 흔히 있는 갈라 공연 형식으로 종합선물세트와 같이 풍성하고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다.
15일에는 무용계 원로들의 공연으로 김매자 <숨>, 김순정 <페넬로페 2006>, 정재만 <허튼살풀이>, 손관중 <적Ⅳ-허무>, 배정혜 <춘설>로 5개의 작품이 선보였다.16일,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젊은 무용가들로 최데레사 <기억 속에>, 조재혁/․김미애 <사랑, 노을 되어 지다>, 김주원/장운규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파드되’>, 이윤경 <이중주>, 이원국 <에스메랄다>, 정혜진 <무애>로 6팀이 기량을 펼쳤다.
여느 공연장과는 달리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자리를 했고,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무용축제에 전공의 구분 없이 무용계 원로와 주요 인사들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무용인들이 객석의 대부분을 채웠지만, 작년부터 KBS 2TV에 녹화방송이 되면서 일반 대중과의 소통의 길이 열려있어 더 큰 무용축제로 도약하고 있다. 15일 개막식은 윤수영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무용 공연이 시작되었다. 작품에 앞서 간략한 무용가 소개와 작품 소개가 있었다.

15일, Old Generations
5작품 중 3작품이 한국무용으로, 원로들의 춤이 묵혀진 장맛과 같이 깊이 있는 춤사위를 선보였다.
김매자의 <숨>은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김매자의 정갈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푸른 조명 아래 하얀 한복의 조화, 치맛자락 사이로 버선코가 고개를 내밀며 한국 전통미의 진수를 보여준다. 정재만의 <허튼살풀이>는 사물놀이패와 어울려진 공연으로 경쾌하고 생동감 넘쳤다. 빠른 디딤새에 조명이 발을 쫓아다니며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배정혜의 <춘설>은 무대 전체에 하얀 꽃을 두었고, 커트 머리에 빨간 드레스 같은 의상을 입고 배정혜가 등장한다. 창작과 전통의 경계 없이 만들어진 춤은 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발레의 김순정과 현대무용의 손관중의 춤은 테크닉 위주가 아닌 자신의 춤 색깔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외국무용이 가진 신체나이의 한계에 도전하듯 거친 숨소리가 객석의 긴장을 고조시킨다. 김순정의 <페넬로페 2006>에서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였다. 보라색 긴치마의 의상을 입고 상체위주의 춤을 추다가 빨란 타이즈 의상을 갈아입은 후에 다양한 테크닉을 선보였다. 손관중<적Ⅳ-허무>는 양복차림의 손관중과 원피스를 입은 여자무용수가 서로의 관계 속에서 보여주는 연결 움직임이 대부분이다. 오케스트라 공간의 활용은 손관중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작품에서 역시 볼 수 있었고, 음악이 계속 흐르는 동안 빈 무대에 조명의 변화만이 있다. 그렇게 여운을 남기고 작품을 끝맺었다.

16일, New Generations
젊은 무용수들의 공연 중에 한국무용의 두 작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조재혁/김미애의 <사랑, 노을 되어 지다>는 무용수의 환상적인 호흡, 현대무용을 능가하는 테크닉과 에너지를 선보였다. 한국무용의 젊은 춤꾼에게 바라던 막연함이 눈앞에서 그려졌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정혜진의 <무애>는 광적인 움직임과 절제된 춤, 그리고 연기력이 조화를 이루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춤만으로도 좋았으나, 무대 연출과 장대한 스케일의 소품의 활용으로 가슴 깊이 각인 되었다.
발레는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인 김주원/장운규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파드되’>와 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원국의<에스메랄다>를 선보였다. 드라마 발레의 진수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한 김주원과 장운규의 뛰어난 연기력과 감정몰입을 느낄 수 있었다. 이원국은 예전의 기량은 아니었지만, 관록의 실력을 펼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현 국립의 주역무용수들은 테크닉이 아닌 연기력을, 프로 무용단을 은퇴한 이원국은 고전발레의 테크닉을 선보이려고 한 것은 작은 아이러니로 남는다.
현대무용은 최데레사의 <기억 속에>와 이윤경의 <이중주>가 선보였다. 최데레사는 동작의 반복과 진부한 테크닉으로 실망을 주었다. 관절꺾기와 털기 동작으로 만든 광기의 여자 컨셉과 관능적인 포즈를 반복하는 중에, 몇 안 되는 테크닉에서는 불안감마저 주었다. 그에 반해 이윤경과 류석훈이 함께 한 <이중주>는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둘의 호흡으로 안정된 움직임을 펼쳤다. 음악에서의 이중주와 같이 ‘따로 또 같이’ 움직이는 하나 됨을 선보였다.

글_ 마징가 ds@dancingspider.co.kr 사진_ 서울무용제, 마징가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12개(9/11페이지)
춤 나누기 리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2 까두의 세 번째 기획공연 <길가> [1] 춤추는거미 6937 2006.12.09 22:34
51 홍신자의 춤 “순례(PILGRIMAGE)” 사진 [1] 춤추는거미 5715 2006.12.09 22:14
50 창작 춤 집단 ‘가관’의 <토끼의 간- 수궁광녀전> 사진 [1] 춤추는거미 6292 2006.11.30 21:19
49 전미례 재즈무용단 'TURNING ' [1] 춤추는거미 6228 2006.11.30 02:01
48 [프리뷰]LIG 아트홀에서 준비한 11월 프로젝트 공연 사진 춤추는거미 8810 2006.11.04 21:09
47 국립발레단 제 117회 정기공연 사진 [1] 춤추는거미 6474 2006.11.02 01:59
46 '낭트 국립 클로드 브뤼마숑' 무용단 <심연의 우수> 사진 [1] 춤추는거미 5939 2006.10.27 11:29
45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 사진 [1] 춤추는거미 5971 2006.10.19 13:26
44 임이조 , 뉴욕 축제 문을 열다 사진 [1] 춤추는거미 5846 2006.10.09 23:18
>> 제 27회 서울무용제 개막공연 사진 [1] 춤추는거미 7677 2006.09.24 16:46
42 제1회 성남국제무용제 - 탄천 24시 사진 [1] 춤추는거미 5723 2006.09.17 19:28
41 서울발레시어터 <피가로의 결혼> 사진 [1] 춤추는거미 7304 2006.09.14 23:49
40 전통춤의 재창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까 사진 [1] 춤추는거미 7866 2006.09.05 01:55
39 즐거운 발레이야기, 이원국의 I'm 발레리나 발레리노 사진 [1] 춤추는거미 6900 2006.08.22 12:22
38 포즈댄스시어터 창단 10주년 공연 - 항해 사진 [1] 춤추는거미 6607 2006.08.09 23:23
37 [프리뷰] 제 1회 성남국제무용제 사진 춤추는거미 8058 2006.08.03 09:42
36 우리 몸을 다시 읽게 만든 <바디 리믹스> 사진 [1] 춤추는거미 6958 2006.07.07 22:25
35 몽딸보- 에르비유 댄스 컴퍼니 'On Danse' 사진 [1] 춤추는거미 7189 2006.06.09 01:53
34 <모다페 2006>쉔 웨이 VS 꽁빠니 7273 사진 [1] 춤추는거미 6813 2006.06.09 01:25
33 <모다페 2006> 캔두코 VS 피핑 탐 사진 [1] 춤추는거미 8688 2006.06.02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