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미컴퍼니 [스펙타큘러 팔팔땐쓰]

춤추는 거미 | 2014.02.04 13:26 | 조회 9457

두산아트센터 • 안은미컴퍼니
무브먼트 리서치를 통한 작품개발

 




2010년부터 두산아트센터와 안은미컴퍼니는 서울문화재단 상주예술단체 육성지원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한국인의 몸과 움직임에 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왔다. 안은미컴퍼니는 이 리서치를 기반으로 우리의 몸과 움직임을 인류학적으로 접근, 새롭게 해석해 현대 무용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사심없는 땐쓰>,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에 이어 2014년에는 <스펙타큘러 팔팔땐쓰>를 무대에 올린다. <스펙타큘러 팔팔땐쓰>에서는 ‘도시가 춤춘다’는 개념에서 출발, ‘몸’이 아닌 ‘도시’를 기록하고 도시가 어떻게 춤춰왔는지를 탐문해보고자 한다.


안무의도
다시 우리의 춤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

안은미

 

두산아트센터와 함께 만들어 온 2010년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2011년 <사심 없는 땐쓰>, 2012년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를 돌이켜본다. 그 과정은 중산층의 몸이 일군 춤의 현장이었고 자발적 참여로 온도는 늘 뜨거웠다.
거리에서 혹은 일터에서 그들을 만나 촬영했던 곳의 대부분은 콘크리트 건물 밖이었다. 그들이 일하는 도심 속의 직장과 그 건물로 침투해 그들을 춤추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벽이라는 것을 통해 세상 풍경과 만나고, 노동이 허문 몸의 균형을 인공적인 운동으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건물이 만들어 놓은 인공적인 공간이 삶의 자연스러운 동선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기계가 대신해주는 노동현장에선 신체 한부분만이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 제한된 노동이 하루 종일 몸을 제한한다. 매일같이 한바탕 쇼가 펼쳐지는 스펙터클의 사회 속에서 개인이 가지는 정서적 공간 또한 마비되고 일


회성이 되었다.
이제 <스펙타큘러 팔팔땐쓰>를 내놓는다. 이것은 춤이기 이전에 한국의 근현대사를 향한 고고학적 탐사이다. 한국전쟁과 분단 이후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된 영역에서도 기이한 돌연변이의 역사를 따라 몸과 몸짓의 새로운 문화를 꾸려온 한국의 근현대사를 향한 것이다. 더불어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억압 할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살아 온, 혹은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하다.
도시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본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반짝이는 스팽글이 우리를 유혹한다. 현란한 스펙터클들은 우리를 무력한 관음증환자처럼 만들어 놓았다. 춤추는 것도 우리가 아니다. 미디어와 거대한 도시가 우리를 대신해 춤을 춘다. 이제 바꿔본다. 거대한 변화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것은 몸의 원위치를 찾는 것이다. 이제 춤추는 몸의 역사를 기록했던 카메라는 춤추는 도시를 기록하고, 스펙터클한 리듬이 우리 몸의 시선을 어떻게 고정시키는지, 그 힘의 역학을 관찰해 본다.
<스펙타큘러 팔팔땐쓰>는 지난 여정에 함께 했던 할머니, 청소년, 아저씨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몸이 찾아 가야할 춤의 주소를 탐색하는 여정이다. 욕구와 욕망이 균등화된 몸에 우리는 다시 우리의 춤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

 

 

 

작품내용

도시가 춤춘다

 

안은미

 

인간은 춤추는 동물이다. 신석기 동굴에서부터 현재의 밤 문화까지 춤은 관절을 들썩이며 솟구친다. 중국에서 쓴 사서를 보면, "땅을 밟고 하늘로 솟구치며 손과 발이 서로 짝을 이루는" 춤을 추었다고 한다. 배우지 않아도 기질적으로, 본능적으로 생명의 찬가를 몸으로 불러온 셈이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비롯한 나의 춤의 고고학 시리즈 3부작은 "인간은 춤추는 동물이다" 라는 기조 하에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춤의 자연사를 다뤄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인간중심적인 춤이란 너무나 협소한 개념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미 포스트모던 댄스부터 "What is dance?" 라는 질문이 던져졌고, "Everything is a dance"라는 답이 떨어졌다. 인간도 춤추지만 만물이 춤추는 것이다. 만사가 춤추는 것이다. 

 

미셸 푸코가 "인간은 모래 위에 그린 그림이라 파도가 몰려오면 지워진다"라고 인간의 상대화를 보여줬을 때 이미 인간 너머의 규모에서 무엇인가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20년 이상 춤을 춰왔다. 민중의 무의식적 감흥을 바탕으로, 오늘도 밤마다 술에 취해 반쯤 인사불성 상태에서, 혹은 비몽사몽 상태에서 추는 춤에는 무교적 감흥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미 세계는 미디어의 춤에 삼켜져 프레임 속에서 나오는 빅뱅과 같은 셀리브리티의 춤이 지배하고 있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제 나와 같은 무용가들의 춤은 자발적으로 보러 오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춤춘다"라는 발언 없이 인간보다 더 압도적으로 춤추는 만물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환경이나 조건이 되어버린 어떤 것이다. 그것은 이 거대한 도시이다. 실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도시는 거대한 자본의 소맷자락을 휘날리며 위로 솟구치는 춤을 추고 있었다. 그것이 우리의 '근대화 과정'이 아닌가.이미 선진화된 국가들을 데드카피하기 위해서 '근대화 과정'은 도시의 격렬한 춤, 발기한 선돌문화처럼 위로 솟구치는 춤이 불가피하게 필요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지어지는 건축물들, 그만큼 "하루아침에 솟는 듯한" 착시가 발생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폭파공법으로 해체되어버린다.

도시의 건축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기도 했기에 이 건축과 도시공학의 춤은 어떤 인간의 춤보다도 훨씬 더 격렬하고 다이내믹했으며 생성과 소멸의 리듬이 엄격했다. 자본과 권력의 박자가 맞아떨어진 '근대화 과정'은 도시가 춤추는 역사를 30년 이상 현실의 무대에 올려왔다. 과연 무용가들이 몸을 써서 춤추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 프로젝트는 "도시가 춤춘다"는 개념에서 출발했으며, 도시의 건축과 공학 세계가 어떤 선율적 풍경을 만들어 왔는지 그리고 인간의 생활과 존재론을 틀 지워 왔는지를 묻고자 한다. 도시가 춤을 추는 것이 바로 인간의 환경을 만들어온 것이다. 이는 놀라운 일이다.

가령, 층간 소음이 심한 아파트가 한국에서는 보편적인데, 그 내부에서 사는 인간의 삶은 마치 고래뱃속에서 신의 시험을 거치고 있는 요나의 시련과 다름없다. 강남의 빌딩 숲 사이 가로수 길을 걷는 자에게는 이미 그 길을 걸을 자격이 있는지 자신의 계급을 묻는 것과 다름없다.     

 

도시의 정치경제학이 건축적인 춤이라는 거시적인 광경사회를 만들어왔고, 인간은 그것에 대한 자각 능력이 없이 그것을 '제2의 자연'으로 받아들였다. 우리 무용가들은 그 '제2의 자연' 속에서 하나의 꼭두처럼 춤을 춰왔다. 이것은 도시의 정치경제학이 어떻게 세계를 안무하고 있는지 전혀 무지한 상태에서 벌어진 애교 수준이었다.  

 

이번 프로젝트 "도시가 춤춘다"는 인간의 춤을 조건화하고 있는 이 도시가 어떻게 춤을 춰왔는지를 탐문하는 지식의 고고학 프로젝트이다.

 

 

 

2014년 2월 26일(수) ~ 3월 1일(토)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기획/제작 : 두산아트센터, 안은미컴퍼니
안무/연출 : 안은미
글 : 전우용, 이영준. 송현민. 김남수
음악 감독 : 장영규
출      연 : 안은미,남현우,김혜경,박시한,정영민,하지혜,배효섭,이이슬(특별출연 : 강민서)

 

 

춤추는거미 ds@dancingspider.co.kr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491개(23/25페이지)
춤 나누기 프리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1 이미아직_국립현대무용단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0533 2014.04.21 15:37
50 사라 바라스 아트 플라멩코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9916 2014.04.15 18:01
49 국립무용단의 _회오리(VORTEX)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0315 2014.04.15 00:25
48 2014 박명숙의 춤 _낙화유수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1507 2014.04.15 00:22
47 Company J 의 CARPEDIEM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9069 2014.04.15 00:16
46 황희상 [그린 그림자(Drawing Shadow)]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1193 2014.04.15 00:13
45 국립현대무용단 레퍼토리의 진화, [11분]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1119 2014.04.15 00:10
44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0212 2014.04.15 00:04
43 김남식 and 댄스 트룹 - 다 사진 DancingSpider 8405 2014.04.14 23:39
42 소피아 발레 [백조의 호수]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0929 2014.03.27 19:03
41 비보이 코믹 넌버벌 퍼포먼스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9117 2014.03.27 18:33
40 2014 한국 현대 춤 작가 12인전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2104 2014.03.25 03:34
39 국립현대무용단 [불쌍]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1826 2014.03.19 21:30
38 LIG 아츠 플랫폼 2014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9121 2014.03.19 02:19
37 현대무용단 - 탐 [행길, 다시 떠나기]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1561 2014.03.17 19:06
36 박나훈 레퍼토리 열전 Four Element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8084 2014.03.11 10:55
35 라 바야데르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9189 2014.03.05 00:27
34 D4U의 댄스 퍼포먼스! 첨부파일 DancingSpider 9629 2014.03.04 23:28
33 피나 바우쉬 무용단 _ Full Moon(보름달)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2632 2014.03.03 18:49
32 국수호 춤 50주년 [춤의 귀환] 사진 첨부파일 DancingSpider 15993 2014.02.19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