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의 _회오리(VORTEX)

DancingSpider | 2014.04.15 00:25 | 조회 10315

핀란드에서 온 안무가, 생각을 뒤집는 무대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이 핀란드 출신 안무가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안무의 <회오리(VORTEX)>를 오는 4월 16일(수)부터 19일(토)까지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해외 안무가와의 협업은 국립무용단 창단 52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하는 국립무용단에서 다른 문화권, 다른 장르의 안무가를 초빙해 신작을 만든다는 것은 국립무용단으로서는 모험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테로 사리넨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무용가이자,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 등 세계 최정상급 무용단과 활동해온 안무가이다. ‘자연주의'라는 독특한 춤 철학을 가진 그는 "무용수의 움직임이 마치 시간을 늘리는 것처럼 보인다"며 국립무용단만의 독특한 호흡과, 선, 낮은 무게중심이 주는 매력에 놀라움을 표했다. 지난해 6월 국립무용단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이번 작품을 운명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오디션을 통해 수석무용수부터 인턴까지 25명의 무용수를 직접 선발, 파격 캐스팅을 감행했다. 음악은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등 다수의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한 작곡가 장영규가 이끄는 ‘비빙’이 맡는다. <회오리>를 위해 전곡을 새로 작곡, 무대 위에서 라이브 연주도 선보인다. 한국적인 소재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과 무대디자인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부채를 형상화한 의상과 노란색 무대바닥 등으로 시각적인 표현을 강조했고, 마이크가 숨겨진 의상으로 움직이는 소리까지 음악으로 사용한 연출도 눈에 띈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테로 사리넨과 국립무용단은 “과거로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이번 작업을 통해 국립무용단만의 장점이 최대한 발현되는 무대가 만들어질 것이다.

 

새로운 스타일의 한국 춤 찾기

국립무용단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국 춤을 현대적으로 재창작 하는 예술단체로, 지난 50여 년간 신(新)무용극 양식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서사적이고 극적인 스토리텔링 형식의 신무용극은 국립무용단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국립레퍼토리시즌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스타일의 한국 춤 찾기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무용가 안성수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함께한 작품 <단(壇)>을 비롯해, 전통이 가장 모던한 현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묵향>,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직접 안무·출연한 <국립무용단 컬렉션>등 무용계에서 빅이슈가 된 작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그리고 창단 52년 이래 처음으로 해외안무가 테로 사리넨이 안무한 <회오리(VORTEX)>를 무대에 올린다. 테로 사리넨은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안무가이지만, 과거의 것들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국립무용단과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국악을 소재로 하지만, 국악그룹이라 불리길 거부하는 음악그룹 ‘비빙’(리더 장영규)이 합세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실천하는 국립무용단과 테로 사리넨, 그리고 비빙의 만남으로 한국 춤이 가진 세계성과 고유성을 확인 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테로 사리넨과 국립무용단의 만남

국립무용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테로 사리넨은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무용가이자 안무가이다. 핀란드 국립 오페라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했으며, 일본 전통 무용과 부토에 대해 연구하는 한편, 모던·컨템포러리 댄스도 섭렵했다. 국내에서는 무용수로서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는데, 특히 2011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카롤린 칼송 안무의 <블루 레이디>는 여자솔로 작품을 남자가 추는 파격 시도로도 주목 받았다. 프랑스 현대무용계의 대모라 불리는 카롤린 칼송은 <블루 레이디> 남자버전의 무용수로 테로 사리넨을 선택하면서, 그를 몇 백 명 중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한 천재 무용수라 평하기도 했다. 또한 안무가로서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 등 세계 최고의 무용단과 여러 차례 협업을 통해 각 무용단만의 장점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는 안무를 선보여 호평 받아왔다. 2005년에는 핀란드 최고 영예의 프로-핀란디아메달(Pro Finlandia Medal)과 프랑스 문화부의 문화예술 공로 훈장 기사장(Cheval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을 수여 받으며 고국 뿐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테로 사리넨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오가닉(Organic)한 춤 스타일을 추구한다. 구체적으로 말해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는 것인데, 서양 춤의 대부분이 하늘을 지향하고 각을 이루는 성향이 짙은 반면, 테로 사리넨은 땅을 지향하는 성향이 짙다. 무용가 송설은 “바닥을 누르고 흐르는 방향을 느끼라는 주문이 마치 우리 춤의 ‘덩실덩실’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했고, 묵직한 호흡을 주로 사용하는 것도 테로 사리넨의 춤과 한국 춤의 비슷한 점이다. 조안무를 겸하고 있는 김미애 단원은 테로 사리넨의 안무가 국립무용단만의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내어, 이번 작업이 국립무용단을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했다. 

 

조명이 드라마투르그가 되고, 의상이 악기로 변신한다.

무대예술의 매력을 제대로 선보이는 공연 <회오리>

<회오리>는 공연을 구성하는 각각의 창작파트, 예를 들어 음악, 조명, 무대, 의상 등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각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안무가 중심이 되고, 나머지가 부수적으로 안무를 도와주는 역할이라기보다는 각자의 역할을 완수를 했을 때, 비로소 안무가  완성이 되는 구조이다. 


비빙이 함께해서 완성한 신작 <회오리>

이번 작품에서 비빙은 전곡을 작곡하고, 라이브 연주로도 참여한다. 음악이 무용공연의 부수적인 존재가 아닌 공연을 이끌어가는 주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들의 음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장영규 음악감독은 무대 단에 메탈 재질의 장치를 타악기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어 비빙의 연주와 무용수들의 타악 연주가 어우러지는 음악을 보여줄 예정이다. 

비빙은 가야금·해금·타악·피리·소리(판소리) 등으로 구성된 음악그룹이다. 악기 구성으로만 본다면 국악그룹처럼 보이지만 국악이라는 장르로만 규정지을 수 없는 그들만의 음악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연주와 퍼포먼스, 영상 조명 등이 어우러진 공연형식으로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그룹으로, 발매한 음반이 하나도 없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주요 레퍼토리로는 불교음악프로젝트 <이理와 사事>, 가면극음악프로젝트 <이면공작>, 궁중음악 프로젝트 <첩첩>이 있다. 비빙의 유명세는 오히려 해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문화를 전하는 국제아트페스티벌에도 참여 했으며, 2013년 파리 여름축제, 2012 런던 K-뮤직페스티벌, 2010년 덴마크 코펜하겐 워멕스(WOMAX) 오프닝 쇼케이스, 폴란드 브레이브 페스티벌, 오스트레일리아 다윈 페스티벌 등 여러 해외 음악페스티벌의 초청을 받고 있다. 국내에는 ‘비빙’의 공연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중심으로 관객이 형성되어 있으며, 최근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고진감래>에서 한강 배 위 연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움직임 그 자체가 음악이 된다. <의상>

의상을 맡은 에리카 투루넨(Erika Turunen)은 한국 춤의 고유한 특징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제작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복과 한국의 부채에서 영감을 얻어 그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의상의 소재는 한복과 비슷한 옷감인 실크와 오간자를 사용한다. 전체 작품의 컨셉인 ‘회오리’와 연결되도록 화려하게 펼쳐지는 코트와 커다란 부채 모양의 날개를 주역 무용수의 바지에 활용한다. 부채모양의 날개에는 마이크를 부착해, 무용수가 움직일 때 나는 바람 소리도 공연에 활용할 예정이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배가 시킨다. <조명>

무대 미학적인 면에서 눈여겨 봐야할 점은 조명이다. 테로 사리넨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미키 쿤투(Mikki Kunttu)가 조명과 무대디자인을 맡았다. 이 작품에서 조명은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예를 들어 군무씬에서 일부에게만 집중적으로 조명을 비추는 등의 효과를 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상상이 가능하게 한다. 원을 이루며 춤추는 마지막 장면은 조명을 활용해 마치 커다란 북 위에서 춤추는 듯한 이미지를 선보인다. 


등퇴장 없는 공연. 연주자 무용수가 동시에 주인공이 되는 <무대>

무대는 가장자리에 단순한 ㄷ자형 단을 세우고, 안쪽 공간은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번 공연은 노란색 댄스플로어를 사용해 검정색이나 흰색 댄스플로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감의 조명연출을 보여준다. 연주자들은 오케스트라 피트가 아닌 무대 위 단에서 연주를 하면서 무용수와 교감하고, 종종 단에서 내려와 음악과 무용이 한 무대에 자연스럽게 섞이는 연출을 보여준다. 무용수들 또한 공연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퇴장하지 않고, 단 위에 앉아있거나, 걸어 다니면서 공연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단을 타악기로 활용해 연주자들과 같이 연주에 참여한다. 음악과 조명, 의상, 그리고 춤. 무대를 채우는 각 요소들의 짜릿한 결합은 무대예술의 매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외국인 안무가이기에 가능한 파격적인 캐스팅

이번 작품에서 주목 할 또 하나의 부분은 파격적인 캐스팅이다.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 25명을 선발, 인턴단원에게 주요역할을 맡긴 것. 이뿐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의 무용수들을 선발해, 국립무용단에서는 한 번도 시도한적 없는 조합을 구성했다. 국립무용단을 대표하는 무용수 김미애와 이정윤은 이번 무대를 통해 처음으로 듀엣을 추며, 인턴단원 박혜지는 부수석 최진욱과 파트너를 이룬다. 테로 사리넨은 캐스팅을 할 때 테크닉보다는 무용수의 숨겨진 캐릭터와 감수성에 집중을 해 ‘좀 더 알고 싶은’ 무용수를 선발했다고 한다. 국립무용단에 선입견이 전혀 없는 안무가였기에 가능했던 캐스팅이었고, 이러한 파격적인 캐스팅은 국립무용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일시 : 2014.4.16.(수)~4.19.(토) / 평일 8pm, 주말 4pm
  • 장소 : 해오름극장 
  • 주요 스태프 : 안무/테로 사리넨, 음악/비빙, 조명·무대디자인/미키 쿤투(Mikki Kunttu) 의상/에리카 투르넨(Erika Turunen), 조안무/김미애, 헨드리키 헤이킬라(Henrikki Heikkilä), 사투 할투넨(Satu Halttunen), 

춤추는거미 ds@dancingsp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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